personal/story 2006. 5. 23. 11:04

어제 길을 가다가 이상한사람을 만났다.

친구를 만나러 가는 중이였다.

비는 주륵주륵내리고 덕분에 바지는 다 젖고...

그러나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즐거움에 룰루랄라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는데

갑자기 스쳐지나가던 어떤 한사람이 갑자기 되돌아와서는 날 붙잡고는 하는 말:

..
..

"영문(靈門)을 아십니까?"

ㅡㅡa 문득 시계를 보았다. 아..  시간이 좀 남아있구나..


사실 나는 지난 5년동안 한 세번정도 걸려봤다. 예전에는 일부러 접근까지 하기도 했지만

이제는 그네들은 그들의 삶이라는 것이 있기에 그저 즐기려고 한다.


내가 여유가 있는듯한 표정을 하자 신나서 떠들어 댄다.
..

"... 그래서 제가 이런쪽으로 공부를 좀 많이 했는데 복을 받을 물꼬를 트실수 있는분이 각 가문마다 한명씩 계신데 님이 바로 그분이세요. 그리고 이건 종교가 아니고요, 왜 보통 차례를 지내는 것도 옛 전통이고 그래서..."

그러면서 점점더 내쪽으로 다가온다.  =_=+

난 내 개인적인 영역에 내가 모르는 누가 들어오는것을 매우 싫어한다.

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시아인들은 대체적으로 40cm정도가 개인적인 공간으로 인식하고 그 안에 들어왔을경우에는 불편함을 느낀다고 한다. 반면 북미인은 80~90cm이며 반대로 남미인은 30cm정도라고 한다.
내 생각에 내 경우엔 한 60~70cm정도 되는듯 하다.

나는 쏘아붙이듯이,
"그래서 요점이 뭐에요?"

그는 잠시 당황하는 듯 하더니 금세 표정을 바꾸며 말한다.
"요점은 님이 선택받으신 분이고, 영문을 들어보시라는 거죠"

비가오고 있었다는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. 15분정도 그 사람의 말을 듣는 동안 바지는 젖어서 무거워졌고 우산도 작아서 내 가방도 어느정도 젖어있었다. 게다가 난 지금 약속시간에 맞추려고 이 사람과 대면하는 거였기 때문에 이제는 그 사람이 필요가 없었다. (쉽게 말하자면 시간 때우기용..=_=;)

"네~ 알았어요 제가 나중에 찾아볼께요"
하고 이제 그만 가려던차에 그사람이 날 가로 막았다.

"지금 안들으시면 안되요. 지금 북문쪽으로 가시면 영문을 들으실수 있구요 지금 약속이 있다고 하셔도 인간적으로는 미안하실진 모르겠지만 나중에 님을 통해서 복을 다 받으실 수 있기때문에..."

난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. 세상에 그렇게 절박한 종교가 어디있는가? 종교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내가 그렇게 범인이 아닌다음에야 길가던 사람을 붙잡고 이렇게 길게 설명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사람들은 대부분 종교단체들이 하는 행위들이 아닌가.

"아네~ 안되면 어쩔수 없죠"
나의 카운터 어택.

이 불쌍한 청년은 매우 실망한 눈빛으로 나중에 또 뵙자는 둥 이런저런 소리를 하더니 뒤돌아서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빗줄기 사이로 사라졌다.


집에와서 영문... 영문이라.. 뭘까 하고 네이버신에게 물어보았다.
http://kin.naver.com/db/detail.php?d1id=6&dir_id=603&eid=XoZZg3T0QKSD4eNupNwrpHJwRPRiATbf

이런 삐리리.. 종교가 아니라고 말하더니. 개뿔딱지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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